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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으로도 먹고 탕으로도 먹을 수 있고 조림, 볶음 등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가 무궁무진한 어묵 또는 오뎅. 아직도 어묵과 오뎅 단어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어묵과 오뎅의 단어 차이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해서 공유해 볼까 한다. 실제 우리는 심심치 않게 식탁이나 식당 또는 마트에서 어묵과 오뎅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표기를 한 단어 하지 않아 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어묵과 오뎅의 차이
오뎅은 일본에서 기원한 요리로서, 여러 가지 어묵을 무, 우무 등과 함께 국물에 삶아낸 요리이다. 일본어 '오뎅'은 요리 자체를 부르는 말이지만 한국어권에서는 '오뎅'을 탕에 쓰이는 낱개의 어묵을 부르는 말로 쓰고 있으며 탕 전체는 '오뎅탕'이라고 부른다. 일본음식인 오뎅은 어묵인 가마보코와 두부, 우무, 무 등을 한 꼬치에 꿰어서 간장으로 간을 한 국물에 끓인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뎅의 종류는 엄청 다양하다. 일본에서는 두부에 간장을 발라서 꼬치에 꿰어서 구운 전통음식도 역시 오뎅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신기한 점은 오뎅의 어원이다. 밭 전 자인 '뎅'에 존칭 접두어인 '오'를 붙인 것이 오뎅이라는 단어다. 오뎅은 농사를 지으며 부르는 노래와 춤, 그러니까 농악을 뜻하는 '뎅가쿠'에서 비롯된 단어다. 어묵꼬치의 주 재료가 되는 어묵은 일본 고유의 전통음식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 생선 살을 으깨서 만드는 어묵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있는 요리다. 다만 일본요리가 유행하면서 다양한 어묵 중에서 일본요리로 인식이 강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는 으깬 생선살을 꼬치에 말아 구운 일본어묵은 육식을 금기시했었던 시대에 사무라이들의 중요한 영양분인 단백질 공급 재료 였다. 정리해 보자면 어묵은 다진생선육이랑 밀가루를 같이 반죽해서 굳힌 식재료를 의미하고, 오뎅은 어묵을 육수에 끓여서 만든 일본식 요리를 뜻한다. 그러니 어묵과 오뎅의 차이는 쉽게 생각하면 생닭이랑 치킨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어묵, 오뎅 그리고 역사
어묵을 요약하자면, 흰색의 물고기살을 으깨어서 소량의 소금, 설탕, 녹말 등을 섞어서 반죽한 것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어 가열, 응고시킨 음식이라고 한다. 물고기 살의 근원섬유인 단백질은 3프로 정도의 소금을 첨가해서 가열하면 응고하기 때문에 센 탄력을 지닌 겔(GEL)을 형성한다. 이것이 어묵이다. 가열방법이나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어묵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일본말로는 가마보코(포모)라고 불린다. 이는 무로마치시대(실정시대, 1336~1573) 중기에 의식용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당시의 어묵은 물고기살을 잘 으깨어서 대나무꼬챙이 끝에 꽂아 숯불에 쬐어 구운 것이다. 그당시 그 모양이 마치 부들(포 : 일본말로 가마)의 이삭과 비슷하면서, 이삭은 창 (모 : 일본말로 호고)과 비슷하기 때문에 어묵을 보고 가마보코라고 하게 된 것이다. 그 뒤에는 으깬 물고기살을 넓은 판자에 붙여서 굽기도 하고 찌기도 하면서 형태도 다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700년대의 요리책 중에서 중인계급이 쓴 <소문사설>에서 처음 어묵이 등장한 게 되었다. 이 책은 역관인 이 표가 쓴 것이므로 그는 일본에서 어묵을 접해보고 먹어보고 와서 일본 이름 그대로 가마보곶이라고 표기했었다. 그러나 만드는 법은 일본의 어묵과는 다른 점이 많다. <소문사설>에 의하면 가마보곶은 물고기살을 잘게 여미고, 여기에다가 돼지고기, 소고기, 버섯, 해삼, 파, 등을 다져서 만든 소를 얹어서 3, 4 겹이 되게 한다. 그다음에 이것들을 두루마리에 종이 말 듯이 둥글게 말아 삶아낸 다음에 썰어서 먹곤 했다고 한다. 이 음식은 1938년에 간행된 조자호의 <조선요리법>에도 태극선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타났다. 우리의 전통요리에는 일본식 어묵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일본식 어묵은 개화 이후에 일본인들이 이 땅에 와서 터전을 넓히기 시작하면서부터 성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된 것이다. 요즘에 많이 먹는 맛살도 어묵의 한 응용품목이다.